미술관
Hans Op de BEECK (한스 옵 드 빅)
볕이 드는 오전에 그의 방에 들어서면, 바깥 경관과는 대조적인 밤의 경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은 파노라마 뷰의 고가도로 옆 레스토랑의 모습을 한 검은 무대장치입니다. 작은 테이블에 앉으면 큰 창문 넘어로 주황빛 가로등이 비추는 고속도로가 저멀리 펼쳐지는 듯 보입니다. 착시를 일으키는 이 풍경은 깊이 11미터 폭 10미터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도로의 표면은 9도의 경사를 지고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원근감을 상실해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첫 가로등 높이 4미터, 끝 가로등 높이 40센치) 그리하여 눈 앞에 몇미터나 되는 경치가 펼쳐지는 듯한 환상이 보이는 것입니다.
레스토랑의 낡은 라디오에선 1970년대의 기묘한 선율이 흘러나옵니다. 디테일한 곳까지 전부 검은색으로 칠해져, 미스테리하면서도 불길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방에는 천장에 매달린 램프 하나가 희미하게 빛을 내며 관객에게 폐점 후의 식당을 방문한 듯한 기분을 자아냅니다. 이 레스토랑은 큰 창문으로 보이는 거대한 고속도로처럼 모든 것이 허무하며 텅 비어있습니다.
사진: 한스 옵 드 빅
Courtesy of Xavier Hufkens, Brussels
Hans Op de BEECK (한스 옵 드 빅)
1969년 벨기에 턴하우트 출생, 현재 브루셀에서 작품 활동 중. 대형 설치미술, 조각, 영상, 드로잉, 회화, 사진, 텍스트 등 다양한 작품 활동. 그의 작품은 복잡한 사회와 그 안에 공명하는 의미와 죽음에 관한 보편적 고찰을 포함한다. 놀람과 침묵, 자기 성찰의 순간을 전달하는 비주얼 픽션을 제작. 개인전은 2017 파리 Espace 104 ‘Saisir le Silence’ (프랑스), 2017 볼프스부르크 비젤미술관 ‘Out of the Ordinary’ (독일), 2019 오스트리아 크렘스 현대미술관 ‘The Cliff’ 등.
2004 / 2008
혼합 매체
982×1417×618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