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스퀘어
LIU Jianhua (리우 지엔화)
관청거리에 큰 베개 두개가 놓여있습니다. 베개에는 금방이라도 누가 머리를 베었던 것처럼 움푹 패여있습니다.
이를 제작한 리우 지엔화는 어릴 때부터 도자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신발, 모자, 가방 등 생활용품을 도자기나 조각으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보편적으로, 베개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개는 보통 침실에 놓여있는 물건인데, 왜 길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이곳에서 우리는 개인의 일상생활과 공공 장소, 꿈과 현실, 개인과 다수, 낮과 밤의 대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베개는 이들과 그 반대되는 것으로 쉽게 연상됩니다. 그곳에 있어야 할 것이 뜬금없는 곳에 위치해있을 때 우리는 위화감을 느낍니다. 누군가는 이게 왜 여기있는지 상상하기도 하겠죠. 이러한 상황은 매우 불가사의하여 놀랍기도 재밌기도 혼란스럽기도 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은 수면이라는 매우 사적인 장면을 공공장소에 노출하며 개인의 공사의 경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중간의 움푹 패인 부분은 방금 전까지 누군가 여기서 잠을 자고있었으며,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만약 지금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면, 당신은 이 공간이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가설은 하나의 장소의 다양한 가능성이 숨어있음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자고있던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사진: 오야마다 구니야
LIU Jianhua (리우 지엔화)
1962년 중국 길안성 출생. 현재 상하이 거주 및 작품활동 중. 1980년대 후반부터 실험적인 작품 제작을 시작하여, 2008년부터는 ‘no meaning, no content’라는 주제로 활동.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으로 가장 유명한 중국의 현대 예술가. 그의 참여 전시는 매우 방대하며, 대표적인 예로 2017 제 57회 베니스 비엔날레, 2007 모스크바 현대미술 비엔날레 등. 런던 테이트 모던, 뉴욕 현대미술관 외 다수 미술관에 보관 중.